성장의 기록

의미 있는 하루를 기록하는 법: 오늘의 하이라이트 일지 쓰기

a Matilda 2025. 3. 30. 14:43

하루를 기억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는 우리

하루하루가 바쁘게 흘러갑니다. 출근, 약속, 할 일, 휴대폰 속 알림들. 우리는 무언가를 열심히 했다는 느낌은 남아있지만, 정작 “오늘은 어떤 날이었냐”는 질문엔 막막해질 때가 많습니다.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나지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놓치고 말죠.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하루가 그저 또 하나의 '의무를 수행한 날'로 남고 맙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하루의 하이라이트를 기록하는 습관’이 시작됩니다. 이 기록은 그날을 특별하게 만드는 기억을 붙잡고,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을 하게 해 줍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이 하루는 분명히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의미 있었다”는 감각, 그 감각을 키우는 것이 오늘 소개할 ‘하이라이트 일지’의 목적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란 무엇인가요?

‘오늘의 하이라이트’ 일지는 하루 전체를 적는 일반적인 일기와는 다릅니다. 모든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단 한 순간을 골라내어 적는 방식입니다. 그 순간이 반드시 특별하거나 거창한 일일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창가로 스며든 햇살을 바라보며 느꼈던 평온함, 무심코 마주친 이웃의 인사 한 마디,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순간 등. 일상 속 아주 소소한 장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그 순간이 나의 감정을 일으켰던 순간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짧은 찰나였지만 나를 울컥하게 했던 말, 잊고 있던 감각을 되살려준 풍경, 이유 없이 마음이 따뜻해졌던 상황. 이런 장면들을 기록하는 습관은 ‘내 하루는 의미 있었다’는 확신을 점차 키워줍니다.

 

 

기록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하이라이트 일지는 부담 없이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멋진 문장을 쓰지 않아도 되고, 몇 줄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 더 구조화된 틀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래의 3단계는 기록을 쉽게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본 포맷입니다.

1. 오늘의 순간
하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적어봅니다. 시간, 장소, 사람, 분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좋습니다.

예) “퇴근길에 들른 카페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시간. 노트북을 꺼내지도 않고, 그냥 커피 향과 잔잔한 음악에 집중했다.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오늘 하루 중 가장 편안했다.”

2. 그 순간이 특별했던 이유
왜 이 장면이 나에게 남았을까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 보며 이유를 찾아보는 연습을 합니다.

예) “하루 종일 회의와 미팅으로 지쳐 있었는데, 아무도 말 걸지 않는 그 공간에서 나는 처음으로 ‘아, 내가 나로 돌아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3. 남기고 싶은 한 줄 요약
그날의 요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세요. 명언처럼 남겨도 좋고, 감정을 담은 짧은 문장도 괜찮습니다.

예) “나를 다시 느끼는 데는 조용한 10분이면 충분했다.”

또 다른 예시들도 살펴볼까요?

  • “지하철 창밖으로 스치던 저녁 노을. 오늘 하루를 어렴풋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 “낯선 사람이 내게 길을 물었는데, 오히려 그 짧은 대화가 기분을 좋게 해 줬다.”
  • “아침에 늦잠을 잤지만, 늦게 일어난 덕분에 창밖의 비 내리는 풍경을 오래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기록해 두면 나중에 다시 봤을 때도 당시의 감정과 장면이 또렷하게 떠오르게 됩니다. 하루 중 한 장면만 꼽아보는 일. 그건 곧 삶을 구성하는 감정의 조각을 모으는 일입니다.

 

의미 있는 하루를 기록하는 법: 오늘의 하이라이트 일지 쓰기

 

 

작은 하이라이트가 모이면 인생이 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기록이 쌓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엇에 감동하고,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며, 어떤 감정을 반복해서 경험하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일은 비슷해 보이지만, 내가 중요하게 여긴 장면들은 반복적으로 기록에 남게 되죠.

일주일만 적어도 감정의 패턴이 보이고, 한 달을 기록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목록처럼 드러납니다. 어떤 사람은 햇살, 커피, 책, 고요함 같은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고, 또 다른 사람은 대화, 응원, 동료의 말처럼 관계 중심의 요소들이 하이라이트가 되곤 합니다. 이것이 곧 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고, 삶에서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그 지도는 우울할 때, 감정이 흔들릴 때, 지치고 외로울 때 돌아갈 수 있는 회복의 길이 되어줍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내가 나를 위해 남겨둔 말’이 되고, ‘그날의 나’를 위로해 주는 선물이 됩니다.

 

 

하루를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힘

이 기록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평가받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더 진솔하게, 더 솔직하게 적을 수 있습니다. 꾸밀 필요도 없고, 완벽하게 쓸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날의 감정을 나의 언어로 붙잡아두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하루를 떠올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도, 하이라이트를 찾아내는 연습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일상을 관찰하는 시선이 생깁니다. 어떤 순간을 적을지 고민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그 과정 자체가 삶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매일 마지막에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이런 하루였어.”
“오늘, 나에게 이런 감정이 있었어.”
“지금 나는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이 짧은 문장들이 모이면, 결국 당신만의 인생 기록이 됩니다. 오늘도 살아낸 당신의 하루는 분명히, 의미 있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그 하루를 조용히 적어보세요.
단 하나의 장면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