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기록

나를 표현하는 단어 수집법 : 자기 언어로 삶을 정리하는 연습

a Matilda 2025. 3. 29. 14:29

왜 ‘단어’로 나를 표현해야 할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단어를 듣고, 쓰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이 정말 ‘나’를 표현하고 있을까요?
혹시 타인이 만들어준 이미지에 나를 끼워 맞추고 있지는 않나요?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당신을 세 단어로 표현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만큼 우리는 ‘내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수집한다는 건 단순한 놀이가 아닙니다.
그건 곧 자기 이해의 방식이고, 자기표현의 도구이며, 내면과 외면을 잇는 다리가 됩니다.
그리고 그 단어들은 삶의 방향을 정리해 주는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나를 표현하는 단어 수집법 : 자기 언어로 삶을 정리하는 연습

 

 

단어 수집이 주는 자기 인식의 힘

단어를 수집하는 행위는 곧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하는 신호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언어를 듣고 말하지만,
그중 진짜 내 마음을 대변하는 단어가 무엇인지는 깊이 고민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어를 하나씩 모아가는 과정은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내 감정과 생각, 가치관을 명확하게 비추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지속성’이라는 단어에 유난히 눈길이 간다면,
그건 지금 내 삶에 안정감이나 일관성을 바라는 내면의 욕구가 깔려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충동’, ‘불꽃’, ‘변화’ 같은 단어가 자주 떠오른다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이나 정체되어 있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지금 나의 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입니다.
자신이 선택하는 단어에는 반드시 감정과 기억, 욕망과 이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 단어들을 수집하고 관찰하는 습관은 곧
나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힘, 즉 자기 인식력(Self-awareness)을 키우는 토대가 됩니다.

단어 수집은 감정이 언어로 다듬어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울할 때 ‘그냥 우울해’라고 뭉뚱그리기보다,
‘지치는’, ‘덜어내고 싶은’, ‘버거운’, ‘회색 같은’ 등의 세부 감정 언어를 적어보는 거예요.
이런 감정 언어의 다양성은 자기 감정을 세밀하게 구분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즉 감정 지능(EQ)을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더 나아가, 이 단어들은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나침반이 되기도 합니다.
지속적으로 특정 단어들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나의 잠재적인 관심사, 인생의 테마, 또는 향후 삶에서 우선시되는 가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매달 ‘연결’, ‘소속감’, ‘따뜻함’이라는 단어를 수집해 온 기록이 있다면,
그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욕구가 강하고,
공동체적 삶을 통해 성장을 느끼는 유형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집된 단어는 내 삶의 진짜 중심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됩니다.

심리 상담이나 코칭에서도 ‘단어 카드’, ‘감정 어휘 쓰기’, ‘키워드 자아 탐색’ 같은 기법이 자주 활용되는데,
이는 바로 단어가 지닌 상징성과 자아 인식의 연결고리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단어를 수집하는 행위는 결국,
세상에 떠다니는 수많은 언어 중에서 ‘나의 말’을 찾아내는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나만의 문체를 만들고, 나만의 가치관을 구축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다움의 뿌리가 되어줍니다.

 

 

단어 수집 노트 만드는 법

이제 본격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단어 수집 노트’를 시작해볼 시간입니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며갈 수 있다는 게 이 작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다음은 가장 기본적인 구성 방법입니다.

  1. 키워드 카테고리 나누기
    – 감정 단어: 내가 자주 느끼는 감정, 지향하고 싶은 감정
    – 행동 단어: 나를 설명하는 습관, 태도, 버릇
    – 가치 단어: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이나 철학
    – 이미지 단어: 사람들이 나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분위기
    – 꿈/목표 단어: 이루고 싶은 삶의 키워드
  2. 단어 옆에 연상되는 에피소드나 이미지 적기
    – ‘담담하다’ → 누군가에게 상처받고도 웃으며 넘겼던 순간
    – ‘파도’ → 감정이 부딪치는 내면의 불안정성과 열정
  3. 단어 목록을 시각적으로 분류해보기
    – 포스트잇, 색깔펜, 마인드맵 등을 활용해 감정별/상황별로 묶어보기
    – 디지털 노트(예: 노션, 워크스페이스 앱)로 정리도 가능
  4. 월별 단어 리뷰하기
    – 이번 달 나를 가장 잘 설명한 단어는 무엇이었는가?
    – 자주 등장한 단어는 무엇이었고, 사라진 단어는 어떤 것인가?

이 작업은 매일 몇 분씩 짧게 해도 충분하고,
감정 일기와 연계하면 더욱 강력한 자기 정리 루틴이 됩니다.

 

 

단어를 삶에 연결하는 실천법

단어 수집이 단순한 기록에서 그치지 않도록 하려면,
그 단어들을 삶 속에서 행동으로 연결하는 루틴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용기’라는 단어가 이번 주에 자주 등장했다면,
그 단어가 등장한 맥락과 감정을 돌아보며
작은 실천으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 ‘나는 이번 주에 어떤 순간에 용기를 냈는가?’
– ‘어떤 상황에서는 용기를 내지 못했는가?’
– ‘다음번엔 어떤 말, 어떤 행동으로 그 단어를 삶에 실현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매주 한 단어씩 선정해 '나의 주간 키워드’를 정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단어를 중심으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하면
내 삶에 보다 명확한 주제와 방향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또 하나 추천하는 방식은 “단어로 자기소개서 쓰기”입니다.
내가 고른 10개의 단어로 나를 소개하는 글을 써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성격, 삶의 철학, 관계 맺는 방식 등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 연습은 자기 표현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특히 강력한 효과를 주며,
내 언어로 나를 설명하는 훈련이 되어 줍니다.

 

 

단어 수집은 나를 사랑하는 기술이다

단어는 작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감정과 경험,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그 단어들을 모아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사전은 타인의 눈으로 정의된 나가 아니라, 나의 시선으로 정리된 나를 담고 있게 됩니다.

당신은 어떤 단어로 표현되고 싶은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설명하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단어들이 당신의 일상을 채우길 바라시나요?

오늘 하루, 단 하나의 단어라도 적어보세요.
그 단어가 쌓이면,
그건 곧 당신의 철학이자, 당신만의 언어로 빚어낸 인생의 문장이 될 것입니다.